최종편집 : 2020.7.3 17:56    
전체
정치
지역/행정
사회
문화
인물
농업/경제
교육
읍면소식
  오피니언
탐방
[한지협 공동기사]
오피니언
 전체
 기자수첩
 독자기고
 정보마당
  가장많이본뉴스
진천장미로타리클
'덕산
일손필요 현장을
새빛LED조명,
박양규 진천군의
진천성모병원,
충북혁신로타리클
덕산농협·진천군
㈜금수실업, 진
코로나19 관련
진천 여성친화도
저소득가구 방문
진천군, 진천읍
제288회 진천
진천경찰서-진천
진천축협, 창립
장애인복지관,
진천소방서, 2
진천읍주민자치회
“여기 소방유물
 
뉴스홈 >기사보기
[독자기고] 장미꽃 필 때 떠오르는 사람
정종학(수필가,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
[2019-10-29 오후 3:00:00]
 
 
 

봄과 여름이 만나는 초록의 계절 오뉴월이면 온 자연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른 봄부터 릴레이를 벌여온 꽃들이 더 진한 향기를 풍기며 봄꽃 향연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 사랑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오뉴월이 오면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 내리고 있다. 오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에 기쁜 마음으로 만나 서로 격려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가정의 달이다. 말을 아낀 지혜가 장미로 피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유월은 자신을 희생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가신 호국영령의 은혜에 고마움을 기리는 보훈의 달이다. 장미꽃이 피면 잊지 못하고 떠오르는 그 사람이 내 눈가에 아른거린다. 그 사람은 청춘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일찍이 저 세상에서 영면하고 있다.

그래서 내 가슴이 더욱 뭉클해진다. 한 많은 내 삶의 질곡도 어느새 인생 칠십 고희가 문턱에 성큼 다가왔다. 유소년 시절에 그 사람과 함께 살았던 반세기 이전의 추억과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캄캄한 밤중에 초롱불을 쳐들고 아버님 마중을 나갔던 추억을 환수해보니 참으로 효심이 깊었던 같다. 그 당시 시골에는 지금처럼 밝은 가로등도 없었다. 쇠풀 베러 가면 막내 동생 간식용으로 연한 찔레 순을 한 묶음씩이나 따다 주셨다.

그 사람은 개울 건너 앞 동네 마음씨 고운 아가씨와 결혼을 했다. 그런데 신혼생활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군대에 입영했다. 그 다음해 늦은 여름철 첫 휴가를 왔다. 그 때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 누가갑진년 정월 대보름은 마침 봄방학을 시작한날이었다. 이른 아침에 어머님께서 떡쌀을 담그자마자 낮 익은 우체부 아저씨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가오셨다. 그분도 기막힌 사연에 눈물을 글썽이며 말문을 연다.

전보 왔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아드님이 순직했습니다. 저 다시 말씀 해봐요. 전방에서 군복무 중인 큰 아들 종열 씨가 !”

그 순간 청천벽력 같은 슬픔이 폭발한 온 식구들이 집안에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입소문은 천둥번개처럼 이웃 마을까지 울리며 수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 사람은 고요한 달밤에 착한 아내와 영원히 사별하고 고향의 동잠 골 기슭에 깊이 묻혔다.

청순한 여인은 그 사람의 씨앗을 잉태하지 못하고 어디론가 슬그머니 떠났다. 그 이후 집안에 거센 후폭풍이 회오리치며 삶의 에너지가 소진되었다. 슬픔에 잠긴 부모님도 울화병으로 뒤따라 쓰러지고 말았다.

그 뒤 홀로 남은 철부지가 세상 물정을 조금 터듯하며 철이 들었다. 가련한 고인의 영현을 뒤 늦게 대전 계룡산 끝자락 현충원에 이장하였다. 그리고 내 고장의 충혼탑에 영령의 위패를 정중히 모셨다. 하마터면 무명용사가 될 뻔 했던 것이다.

어쩌다 고향에 가면 그 사람의 친구 분들을 가끔 만난다. 학교 동창이면서 군대를 같은 날 함께 가신분도 있다. 그 옛날적의 그 사람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이 내 행적에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것이 저의 과제요 도리이며 의무라고 응답하고 있다.

나는 사실상 보훈 가족이다. 호국영령이신 그 사람의 유일한 유족이기도 하다. 내 마음을 본떠서 가장 가까운 친족인 종형과 매부를 현충원에 안장하였다. 세 사람의 영혼이 외롭지 않게 이웃마실 을 다닐듯해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우리 모두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살다가 먼저 가신 사람들에게 행복의 빚을 지고 있다. 언젠가 아들에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다니까? “웬 참배요!” 까마득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그 사람과의 추억과 기억이 전혀 없으니까?

우리 국민이라면 조국에 헌신하신 넋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푸른 생명으로 넘실대는 초록의 계절 !장미꽃 필 때 떠오르는 그 사람, 나의 큰 형님을 환상(喚想)하며, 호국영령의 은혜에 정성을 다해 붉디붉은 꽃을 봉헌합니다.

부디 오뉴월의 아름다운 장미꽃을 받으소서.

47회 문화의 날, 한국문인 제118호 수필등단 신인상 작품

 

진천신문(jincheonnews@hanmail.net)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용   
스팸방지    ※ 빨간 상자 안에 있는 문자(영문 대소문자 구분)를 입력하세요!
        이름       비밀번호    
 
 
 

최근기사
진천군, 집으로 찾아가는 ‘엄마 손길
진천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위·수탁
구정초,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금성개발(주), 6천 5백만원 통 큰
진천봉화로타리클럽, 진천군에 백미 1
김윤재 신임 국가기상위성센터장 취임
덕산중, “마스크 만들며 친환경 수업
제8대 진천군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출
NH농협은행 진천군지부, 하반기 사업
진천군, 청년저축계좌 신규 대상자 모
감동뉴스
서강석 한천초 교장, 학교발전기금 7
진천우체국, “소원편지로 이웃사랑 전
직원 부모께 감사의 선물 ‘눈길’
 
전체 :
어제 :
오늘 :
(우 27831) 충북 진천군 진천읍 중앙북1길 15, 4층 | Tel 043-534-2998 | Fax 043-534-2999
Copyright ⓒ 진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incheo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