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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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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안시조] 경포의 가을 물결은 저리도 잔잔하기만 하네(寒松亭): 장연우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기사입력 2026-07-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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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의 한송정은 시인가객들이 머물러 가면서 시를 음영하면서도 글의 소재를 한껏 담아 갔던 곳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겐 새로운 그림 소재를 제공했다.
아래에 인용한 시는 고려시대의 기생 홍랑이 지은 시조인데, [한송정(寒松亭) 달 밝은 밤에 경포대에 물결 잔 제 / 유신한 백구는 오락가락 하건마는 / 어떠타 우리 왕손은 가고 아니 오느니-]를 낳게 하는 시문이다. 한송정의 달빛과 경포의 푸른 바다란 자연을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寒松亭(한송정) / 장연우

한 송정 깊은 밤에 달빛이 밝게 비춰
경포대 가을 물결 잔잔하게 아름다워
정다운 갈매기 한 마리 슬피 울어 외롭네.

月白寒松夜 波安鏡浦秋
월백한송야 파안경포추
哀鳴來又去 有信一沙鷗
애명내우거 유신일사구

‘경포의 가을 물결은 저리도 잔잔하기만 하네(寒松亭)’로 제목을 붙여본 오언절구다. 작가는 장연우(張延祐:?∼1015)지만 아호는 알 수 없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한송정 밤에는 달빛은 저렇게도 희고 / 경포대의 가을 물결은 잔잔하기만 하구나 // (갈매기는) 구슬피 울어대면서 물과 백사장을 왔다가 돌아가는데 / 정다운 저 갈매기 한 마리가 외롭구나]라는 시심이다.
위 시제는 [한송정에서]로 번역된다. 한송정은 강원도 강릉에 있던 정자로 언제 세워지고 언제 없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덕무의 [청장관전서]를 보면 이 시는 장연우의 창작이기보다는 향찰로 전해오던 ‘고려가요’ [한송정곡]을 한시로 옮긴 것이라 했다. 뒷날 이 시는 고려 말 기생 홍장(紅粧)이 지은 시조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것이 시적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시인은 지금 휘영청 달 밝은 가을 한송정 정자에 앉아 있다. 달빛은 희고 경포대엔 물결도 일지 않고 달빛과 고요 속에 깊이 파묻혀 있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떨어지면 하마 소리가 날까 고요하기 그지 않는 밤이었던 모양이다. 이런 밤에 외로운 갈매기 한 마리가 빈 하늘을 날고 있음으로 시상을 일으킨다.
화자는 그리움 때문일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모습을 본다. 시인이 아니라도 흥을 절로 날 것인데, 망망대해를 바라보는 강릉은 늘 그랬다. 그래서 이 시를 빌은 홍랑은 ‘어떠타 우리 왕손은 돌아오지 않는가’라고 음영했을 지도 모른다. 꼭 시인이 아니라도 중얼거리는 한 마디는 시가 되고 의사를 표출하며 긴 시심이 되었을 것이다.
위 감상적 평설에서 보였던 시상은, “한송정 달빛은 희고 경포대 물 잔잔한데, 백사장 배회한 갈매기들 외롭구나”라는 시인의 상상력과 밝은 혜안을 통해서 요약문을 유추한다.

[작가] 장연우(張延祐:?∼1015)로 고려 전기의 관인이다. 광종 때 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경종·성종·목종·현종의 네 임금을 섬겼다. 1009년 목종을 시해하고 현종을 옹립한 강조가 중대사가 되어 조정의 군사권과 행정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 원로대신으로서 이를 견제하였다 한다.

[한자와 어구] 月白: 흰 달빛. 寒松: 한송정. 夜: 밤. 波安: 물결이 잔잔하다. 鏡浦: 경포대. 강원도 강릉이 있음. 秋: 가을 // 哀鳴: 구슬피 울다. 來又去: 왔다가 또 가다. [又]: [來]와 [去]를 연결시키는 접속사 역할을 한다. 有: 있다. 信: 믿음직스럽다. 一沙鷗: 한 마리 갈매기(‘沙鷗’는 모래밭에서 노는 갈매기라는 뜻임)

진천신문 (jincheo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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